레드와인의 효능
누구나 한 번쯤은 프렌치 패러독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말로 풀어쓰자면 프랑스인의 역설 정도가 될 텐데, 이 단어는 원래 프랑스인의 비상식적인 생활이나 이해되지 않는 사고방식을 일컫는 말로 쓰였습니다. 그러다 1980년대 이후 프랑스인들이 미국인이나 영국인 못지않게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고 있음에도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훨씬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런 현상을 대표하는 단어로 사용되었습니다. 1979년부터 이 현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50·60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역학조사를 한 결과 와인 소비량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낮다는 통계가 나왔고, 프랑스는 와인 소비가 많은 나라로 레드와인이 심장병을 낮추는 원인이 아닐까 하는 예상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다 1989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는 미국인이나 영국인들과 흡연율도 유사한 프랑스인들이 유독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낮은 것은 레드와인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와인을 많이 소비하는 톨루즈 지방의 경우 미국인 심장병 사망률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가 활발하게 지속되었고, 캘리포니아주립대나 네덜란드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하루 2~3잔의 레드와인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40%나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이는 와인에 있는 페놀 화합물 성분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그 성분 중 레스베라트롤, 폴리페놀 등이 거론되었는데 레스베라트롤은 포도가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입니다. 이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세포의 손상과 노화를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미국에서는 와인 판매량이 급증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보고에 따르자면 레드와인으로 인한 심장질환 사망률은 낮아졌으나 오히려 알코올로 일한 질병이나 사고 등의 사망률이 높아져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적당한 섭취가 더욱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적정한 레드와인의 섭취가 왜 암에 좋은 것일까요? 레드와인을 만들 때 포도의 껍질과 씨앗까지 통째로 발효시킨 와인이 가장 좋습니다. 포도에는 카테킨,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 풍부한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런 성분은 주로 과일의 껍질이나 씨앗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과일을 먹는 것보다 포도를 통째로 발효시키는 레드와인에서 특히 많은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폴리페놀의 함량은 화이트와인에 비해 레드와인이 약 10배 정도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같은 품종이어도 오래된 레드와인에서 더 높은 수치가 나왔는데 숙성이 될수록 안토시아닌 중합체 함량도 증가하여 항산화 활성이 높은 중합체가 됩니다. 즉, 레드와인이라도 덜 익은 와인보다 더 오래 숙성된 와인이 항산화에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에서 잎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고, 그다음으로는 껍질에 많이 있습니다. 항산화 작용 이외에 최근에는 피토에스트로겐으로 작용도 밝혀지면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레드와인의 적정량은 하루 약 100 ~ 300mL로 유리잔으로 1잔에서 3잔 정도입니다. 공복에 마실 경우 알코올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지만 식사하면서 마시는 레드와인은 알코올 흡수가 절반으로 억제됩니다. 알코올에 약한 사람이라면 레드와인을 요리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안토시아닌은 열을 가해도 활성이 변하지 않고, 레스베라트롤은 가열하면 60% 정도로 줄어들기는 하지만 절반 이상의 양이 남습니다.
레드와인을 마실 경우, 우리 몸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동맥 건강에 좋습니다. 동맥에 혈액 찌꺼기 등이 쌓이는 것을 예방해주어 동맥경화를 예방합니다. 따라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심장 박동도 건강하게 유지해 줍니다. 레드와인을 새로운 지방세포의 형성을 더디게 하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와인을 마실 때 천천히 마시면 성분이 훨씬 더 잘 흡수됩니다. 혹시 인후염을 앓고 있거나 껌을 자주 씹는다면 레드와인이 구강 내에서 나쁜 박테리아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역할도 합니다. 목을 편안하게 해주고 휴식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 생성이 촉진되는데, 이 호르몬들은 건강이나 행복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기분을 좋게 해주어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 성분은 혈관뿐만 아니라 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치매에 걸릴 위험을 낮춰주고 조기에 세포가 파괴되는 위험도 낮춰줍니다. 그리고 특히 현대인의 질병으로 대표적인 당뇨병, 평소 식단관리가 중요한 질병입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식단관리에 정성을 쏟기가 힘든데, 레드와인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근 대사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에 영향을 많이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레드와인 역시 술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고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고령으로 인한 황반 변성 등은 노년층에겐 시력저하의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레드와인은 포도를 그대로 발효시켜 만들었기 때문에 액상과당과 같은 첨가물이 거의 없어서 다른 술에 비해 칼로리가 낮습니다. 레드와인은 개봉하지 않았을 경우 냉장 보관도 무관합니다만 개봉한 와인이나 과실주는 가능한 빠른 섭취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스트 화이트와인 품종 5종의 특징 (0) | 2023.03.06 |
---|---|
내추럴와인의 정의와 특징, 컨벤셔널와인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0) | 2023.02.28 |
프랑스 와인3: 부르고뉴 와인 품질보증마크와 유명 와인산지 특징 (0) | 2023.02.24 |
프랑스 와인 2탄: 알자스, 부르고뉴 지역의 특징 (0) | 2023.02.23 |
프랑스 와인의 특징과 프랑스 와인등급 AOC (0) | 2023.02.22 |
댓글